책소개
독일의 문호인 외된 폰 호르바트의 장편 소설. 외된 폰 호르바트는 1919년에 헝가리에서 출생하여 1938년에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가 번개에 맞아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고 사망하였다. 독일에서 본격적인 희곡 창작을 시작한 외된 폰 호르바트는 고달픈 민중의 삶, 개인과 사회 간의 싸움, 파시즘의 대두, 등을 소재로 삼은 희곡으로 인해 퇴폐 예술가로 낙인찍혔으며,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희곡을 무대에 올릴 수 없게 되자 소설 창작에 돌입하였다. 폰 호르바트의 작품은 세월이 흘러도 전혀 퇴색되지 않는 날카로운 사회 비판 정신과 소재의 시의성, 그리고 흥미로운 전개, 등으로 인해 1960년대에 들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였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장편 소설 <우리 시대의 아이>는 그로테스크한 시대에 태어나 평범하게 살 수 없었던 한 청년을 통해 조국이란 이름으로 파멸되어가는 소시민 계층의 학마적 허위 의식과 악행을 빼어나게 형상화하였다. 외된 폰 호르바트의 대표 작품으로는 희곡 <산악철도>, <빈의 숲 이야기>, 장편 소설 <신 없는 청춘>, <우리 시대의 아이>, 등이 있으며, 희곡 <빈의 숲 이야기>로 클라이스트상을 수상하였다.
저자소개
외된 폰 호르바트는 누구인가? 이에 대해서 ‘그는 독일어로 작품을 쓴 헝가리계 작가다’라고 간단히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부터가 생소하게 느껴진다. 빈의 작가 안톤 쿠(1891∼1941)는 호르바트의 이름에서 풍기는 묘한 인상을 다음과 같이 재미있게 표현했다. “이름이 암살 일지, 지명 수배, 제국 겸 왕국 군대의 잔재처럼 아주 독특하게 들린다.” 그는 20세기의 위대한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와 동시대인이며, 같은 시기에 뮌헨 대학을 다니기도 했지만 두 사람 간에 교류가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성장 배경이나 문학 세계가 전혀 다르긴 하지만 프라하 출신이면서 독일어로 작품을 쓴 프란츠 카프카(1883∼1924)와 유사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후 독일에서 호르바트는 완전히 잊혀진 작가가 되었다. 그러다가 1960∼1970년대에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1946∼1982), 프란츠 크사버 크뢰츠(1946∼), 마르틴 슈페어(1944∼) 등 일련의 극작가들이 사회 비판적인 새로운 민중극을 발표해 독일 연극계를 휩쓸었다. 20세기 후반 민중극의 화려한 부활과 함께 1930년대의 비판적 민중극 작가들인 호르바트와 플라이서가 재발견되어 소위 ‘호르바트 르네상스’를 이루었다. 1960년대의 민중극 작가들은 호르바트나 플라이서를 중요한 모범으로 삼았다. 이런 시대적 상황으로 재발견된 호르바트의 극작품들은 활발히 공연되었을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작품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에 때맞춰서 전집도 출간되었다. 이로써 호르바트는 비로소 비판적 민중극의 작가로서 20세기 독일 문학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1960년대 후반기의 전성기를 거친 후 호르바트는 이제 독일어권 무대에서 현대의 고전 작가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