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
"이 책의 주장은 한마디로 대학을 현재의 포괄적인 서열구조를 기반으로 일종의 신분적 질서를 유지하는 신분집단에서 고유의 기능을 담당하는 기능집단으로 세분화하여 분해시키자는 것이다. 대학의 이름이 대기업의 그룹 이미지와 같은 폭괄적인 성격을 갖는 한 그것은 신분적 질서의 유지와 확대의 좋은 토양이 될 뿐이다.
대학의 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 기능에 따른 분할체제로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생산성 비교의 지표가 마련될 수 있고, 그 지표는 경쟁체제가 작동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의 표어는 결국 '신분사회에서 기능 사회로'이다. 기능사회란 신분사회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즉 신분이 아니라 각 개인이 현재 사회구조에서 담당하는 기능의 중요성과 그 질에 따라 평가되는 사회이다. 그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현재 요구되는 기능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 누가 더 질 높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따라 그 처우가 결정되는 사회다. 그래서 저자는 이 지그지긋하고 소모적이고 아둔하고 시대착오적인 신분사회에서 벗어나 기능사회로 옮겨가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 대학 개혁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우리 사회가 기능사회로 옮겨가는 길목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대학, 특히 명문대학이 재벌의 구조조정을 본받아 개별 기능적 소그룹으로 해체되고 오직 경쟁력 즉, 대학이 창출하는 서비스의 질만을 시장에서 평가받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