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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 3」와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 이은 좀비스 3탄. 이 책은 지금까지 가네시로 가즈키가 보여줬던 유머와 매력적인 인물들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삼류 고등학교를 다니는 문제아들의 모임인 ‘더 좀비스’들의 활약상이 펼쳐지는 전작들을 잇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식상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진화해가는 과정은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진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시간상으로 「레벌루션 No. 3」의 문제아들이 세이와 여고 습격에 성공하고 정학을 받은 직후부터 히로시의 무덤이 있는 오키나와에 가기 전까지이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 세이와 여고를 습격하기 전 여름방학 한 달 반 동안의 맹훈련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제 「레벌루션 No. 3」의 시간적 공간은 다 메워진 셈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여주인공 오카모토 가나코 역시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스즈키 하지메의 딸과 같은 학교인 세이와 여고 출신이다.
지나치게 시간적 공간적 통일성을 가지려는 이 일련의 작품들은 물론 작가의 의도이다. 「연애소설」세 편의 연작에 모두 등장했던 다니무라 교수가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고, 「영원의 환」의 기본 줄거리가 발단이 되는 이 작품은 지금까지 가네시로 가즈키가 ‘더 좀비스’에 집착하는 듯 보였던 의도를 좀더 자세하게 보여준다."